요즘 유튜브에서 가장 빈번히 보이는 광고 중 하나는 망 중립성에 관한 광고입니다. 요지는 한국 국회가 망 사용료 법안을 만들어서 플랫폼 사업자들이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에 망 사용료를 부과하게 하여 플랫폼 사업자와 크리에이터가 피해를 보게 되어 망 중립성을 해치게 될 것이므로 이를 막아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유튜브 뿐 만 아니라 트위치 역시 망 사용료 때문에 정책을 바꾸어 최대 제공 화질을 낮추는 방식으로 이에 대한 반발을 하고 있습니다.
얼핏 보기엔 망 중립성 유지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인터넷 세상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제공되어야 하고 망 이용료를 지불한 일부 계층만이 인터넷을 이용하게 되는 것은 불평등한 일이 되는 것이니까요. 이렇게 보면 망 사용료 법안은 정말 나쁜 법안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면 국회는 이 나쁜 법안을 왜 만들려 하는 것일까요? 관점을 살짝 달리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인터넷 망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주로 SK브로드밴드, KT, LGU+와 같은 회사가 이를 담당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망 중립성을 유지한다는 명목하에 인터넷에서 어떤 부가가치가 창출되던간에 이 수익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이들은 그저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망을 연결해주는 수익만으로 유지되죠,. 따라서 인터넷에서 얼마나 좋은 컨텐츠가 만들어지던간에 이 수익은 컨텐트 제작자와 이 컨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에만 돌아가게 됩니다.
이 때문에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망을 제공하고 관리하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는 인터넷에서 얼마나 많은 수익이 창출되던 간에 추가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없고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인터넷 망 관리 관련 연구 비용만 늘어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리고 주로 구글, 트위치로 대표되는 플랫폼 사업자들은 해외 기업이기에 국내 크리에이터가 만들어 낸 많은 부가가치 중 일부가 국외로 빠져나가는 상황이 이어져 온 것이죠.
따라서 국회는 망 사용료 법안을 만들어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에 인터넷 부가가치로 발생한 일부 이익을 받게하여 국외로 빠져나가는 부가가치를 줄이고 안정적인 망 제공 서비스가 이어지게 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부담을 지기 싫은 플랫폼 사업자들은 이를 크리에이터와 소비자에 돌려지도록 광고하여 이 법안이 악법이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법안이 시행되게 되면 다른 나라 역시 자국의 인터넷 서비스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 망 사용료 법안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플랫폼 사업자 입장에서는 무조건 막아야 하는 법안이죠.
이 법안은 적절한 대비책이 없는 경우 악법으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플랫폼 사업자들이 말한대로 망 이용료를 부과하게 된다면 플랫폼 사업자들은 이 부담을 크리에이터와 소비자에 돌릴 것입니다. 트위치가 했던 대로 저화질 송출을 한다거나 크리에이터와 소비자에 망 이용료를 부과한 요금을 추가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법안을 만들기로 한 취지에 어긋나게 됩니다.
특히 플랫폼 사업은 일부 기업이 독·과점 하는 형태이기에 크리에이터와 소비자는 플랫폼 사업자가 떠넘긴 비용을 막을 방법도 마땅치 않습니다. 특히 플랫폼 사업은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경쟁을 심화시키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규제를 강화한다고 해도 사업 수지 핑계로 철수해 버리게 되면 결국 피해는 또 크리에이터와 소비자가 부담하게 될 것입니다.
구글의 여론전의 영향도 있어 망 사용료 법안이 통과가 될 지는 미지수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터넷 서비스 산업 보호와 국내 부가가치 유출을 막기위해 법안 자체는 언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플랫폼 산업 진입장벽을 낮추는 등의 정책을 통해 플랫폼 산업 자체의 경쟁을 심화시키도록 하거나 망 사용료에 대한 전 세계적인 합의가 선행되어야 이 부담이 결국 크리에이터와 소비자에 돌아가는 것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 
